1.

...훌리건들을 몰아내는 해결책으로 주장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축구를 현대의 '가족적'인 경기라고 홍보하는 것이다... 축구산업이 여성 관중에게 집중하는 것은 페미니즘적인 이유가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이유에서다... 남성 관중이 비운 자리를 채워줄 '레저 예비군'을 찾게 만들었다... 페미니즘에 관한 논문이 대부분의 훌리건들은 건방진 성차별주의자라고 가정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여성성이 존재론적으로 가족 중심에 뿌리를 두고 있고, 육체적으로 비활동적이라는 보다 본질적인 빅토리안 시대의 가정에 대한 회의를 필요로 한다. 여성이 직접 참여하거나 거칠고 폭력적인 팬들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것을 밝혀 주는 명백한 증거가 존재한다. 축구 관중으로서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 행동에 대한 메이슨의 기록을 살펴보면 훌리건이나 폭력적인 관중 그룹에 여성들이 난폭하게 참여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웃 아르헨티나에서는 팬들의 풀리거니즘이 1990년대에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여성 서포터들의 관람도 마찬가지로 증가했다. (292~293, 훌리건에 관한 어느 책에서)

2.
한국에서 막 이종격투기가 시작되었는데, 김미 파이브(?)라는 업소에서 링을 만들어 놓고 K1 이라는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며칠 전 중계방송을 봤는데, 링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환호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 20대로 보이는 - 여성들이었다. 반면 남자들은 출전자의 친구들가 많아 보였다. 여성성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시도가 많아지는 요즘과 같은 때일 수록, 여성성을 고정된 심리 경향으로 이해하는, 특히 모험의 회피나 얌전함 따위와 연결하는 선입관은 경계해야 하겠다. 여성성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제스쳐가 흔히 여성을 한귀퉁이로 몰아넣는 악의적인 족쇄로 이용되곤 한다. 요즘 자기 홍보형 남성 페미니스트들도 많아지는 것 같은데,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구절을 권할 만하다.(출처가 어디였더라 ^^;;)


3.

이종격투기 열풍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들이 더욱 열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청률 조사회사 TNS 미디어코리아가 지난해 9월 시청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케이블매체 수용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바둑TV를 포함한 5개 스포츠 채널 가운데 특히 밤 9시 주시청 시간대에 이종격투기나 미국 프로 레슬링을 방송하는 SBS스포츠에 여성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채널을 주로 본다고 응답한 여성과 남성의 비율을 비교해 보면 10대 62.7%:34.3%, 20대 41.4%:35.1%, 30대 37.0%:30.8% 등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스포츠채널 관계자는 “프로 레슬링이나 이종격투기의 편성시간이 바뀌면 나이 지긋한 여성 시청자의 문의가 빗발친다”며 “아줌마들이 가정에서 격한 운동을 보며 대리만족과 함께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이종격투기를 왜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마니아들은 보통 “남자의 본능” “세상에서 누가 가장 강한지 궁금하다” “좋아하는 선수가 싸우는 모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라고 답한다.
‘28세의 고시준비’생으로 자신을 소개한 쌈박질클럽 XOGUS 회원은 “모든 스포츠는 인간이 사회 안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야만적이고 본능적인 것들을 규칙 안에서 표현하는 것”이라며, “인간의 원초적 욕구를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일정한 규칙 속에 담은 스포츠가 이종격투기”라고 이종격투기 열풍을 진단했다. 이종격투기 해설가인 천창욱씨는 “끝없이 경쟁을 벌이고 강자를 숭배하는 사회 분위기가 이종격투기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난 것 같다”면서 “결국 사람들이 이종격투기에서 원하는 건 스트레스 해소와 힘에 대한 동경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출처: 세계일보 2004-06-04)

Posted by 김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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