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lph Schroeder, “The Sociology of Culture: Weber and Beyond”, in Max Weber and the Sociology of Culture, Sage, 1992

김성윤/ 2006년 10월 26일


문화사회학: 베버와 그 너머



문화변화에 관한 베버의 이론


- 사회적 삶에서 문화의 역할에 관한 베버의 논의에서 두 가지 질문이 제기된다. 하나는 그의 입장에 이론적 통일성을 부과할 수 있는가 하는 것. 다른 하나는 베버의 문화사회학이 다른 이론들과 어떻게 비교되느냐 하는 것.

- 문화변화에 대한 방법론적 입장 - 객관적 이해의 추구. 사회적 실재의 구성요소 설명 노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으로 문화변화를 물질적인 것으로서 간주. 즉, 근대 서구합리주의의 문화적 의미라는 것. 여기서 그가 채택한 것은 비교방법. 비교 ‘보편 문화사’라는 맥락.

- 그런데 서구“합리주의”를 강조하면서 왜 종교인가. 즉 지적 생활(근대)이 아닌 종교(전근대) 영역에 관심을 두는가. 문화가 어떻게 삶의 여타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데에 관심을 둔 것. 달리 말해 이것은 이념의 역할에 관한 것. 이러한 요소의 이론적 지위를 자리매김하면, 그 관계를 개괄할 수 있을 것.

(1) 세계관의 내적 논리 : 전근대는 단일한 종교적 세계관. 성속의 분리. 근대화와 더불어 세속화 과정에 박차. 이로써 세계관의 포괄에 공백이 발생. 근대적 삶에선 과학이 지배소 형성. 그러나 과학은 아직 총체로서 세계를 구현하지 못함. 즉, 이 시기엔 과학에도 공백이 있음. 각축하는 세계관들간에 불가피한 갈등이 형성. 이것이 바로 모더니티의 운명. 이로 인해 세계관들 상관성을 재구축할 필요성 증대. 즉, 세계관들의 내적인 연속성, 내적인 논리로의 전환. 베버는 이러한 세계관의 내용이 세계에 대한 윤리 혹은 태도의 유형을 결정하다고 생각함. … ‘전철수’의 메타포. 이념이 아니라, 물질과 이념적 이해가 통치자의 행위에 직접적임. 그러나 이념에 의해 창조된 ‘세계상’이 이해의 동학의 궤도를 결정하기도 함. 세계관은 자체의 ‘직접 논리’를 가짐. 이것이 행위와 삶의 방식에 직접 영향. 전철수의 비유와는 반대로 이념의 역학에 대한 베버의 개념은 이념이 통치자의 행위에 직접적인 것으로 유인한다. 세계관 의미에 대한 해석이 긴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사회적 삶에 대한 믿음의 영향을 이해하는 것. [즉, 이념→행위인가, 이념→세계관→행위인가.]

(2) 카리스마와 일상화사이의 투쟁 : 카리스마적 권위가 개별적 지도자로부터 추종집단으로 이전. 체계화/적응을 통해 단계적으로 일상화시키는 강력한 힘. 이러한 것들은 신념체계의 영향하의 전형적인 변화임. 이는 이념이 불가피한 운명에 종속된다는 그의 견해가 그 표현을 찾아낸 것. 여기서 베버가 충분히 지켜내지 못한 두 가지 측면. 하나는 카리스마가 다순히 신념체계의 기원으로 설명되는 메커니즘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카리스마가 그러한 기원이 아니라, 세계관의 기원적 내용이란,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고 일상적 행위를 재편할 수 것으로서, 문화변화에 대한 그의 개념에 중심적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일상화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 결국 일상생활을 선점한 이해가 인간행위의 지배소임.

(3) 삶의 다양한 영역들 간의 증대하는 분화 : 이러한 분화는 세계-종교의 도래와 함께 가능했음. 종교/정치/경제 영역의 구분. 근대세계에선 더욱 확장. 서구세계에서 더 막강. 종교적 영역의 탈각, 포괄적인 세계관의 상실, 다양한 생활영역들간의 갈증 증대. 모더니티에 대한 이러한 견해가 근대세계에서 다양한 윤리적 문제 간의 갈등과 관련한 베버의 견해에 가까움. 이것은 생활영역들간의 관계가 어떻게 사회변화를 방해하거나 촉진하는지에 관한 하나의 재통합의 문제. 기능적 상호의존 혹은 기능적 분화의 관계에 이들 생활영역이 입지해 있다는 이념.

- 이제 질문은 이러한 요소들이 문화변화에 일관적인 서술을 산출하는 것으로 부합하는지에 관한 것. 이들 세 요소간의 ‘맞춤’의 정도를 고찰해야 할 것. (1)세계관의 내적 논리 그리고 카리스마와 일상화 사이의 투쟁은 신념체계의 발전을 통해 연결. (2)‘전철수’의 메타포와 카리스마적 선지자. 신념체계 발전 방향에 대한 제약을 부과하는 패러다임. (3)생활영역의 분화와 함께 이러한 견해는 문화변화와 관련하여 또 다른 차원을 획득. 경제적 삶으로부터 종교적 세계관의 독립과 일상의 사회적 삶으로의 종교적 신념의 통합이라는 고려사항. 주술, 종교, 과학의 단계라는 맥락에서 베버는 각 단계의 분화 가능성에 대한 주장을 형성한 셈.

(1) 주술의 단계에서 : 신념영역의 분화 미비. 보편적 신념체계도 없음. 세계관의 내적 논리와 카리스마가 일상화로 확장되기에는 제약이 따름.

(2) 종교의 단계에서 : 신념체계의 자율적 역할 증대. 두 방향이 있는데, 하나는 이 단계에서 세계적 생활영역이 거부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세계적 생활영역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것. 종교적 믿음과 사회현실 간의 긴장이 확대될수록 종교의 영향이 증대됨.

(3) 근대세계에서(과학의 단계) : 다양한 세계관들이 갈등. 카리스마의 약진 가능성에 제약이 생김.

- 이러한 요소들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에 기여하는 것. 베버의 아이디어는 다양한 부분들의 상호관계의 맥락에서만 파악 가능하다. 이러한 점은 맑스의 이데올로기, 뒤르켐의 신념체계에 고착된 모호성과도 비견할 만함.

- 따라서, 결국, 서구의 발전은 진화적인 것도, 선형적인 발전도 아니다. 베버는 역사발전에 어떤 패턴을 부여하지 않음. 아 요소들이 포괄적인 사회이론을 구성한다기보다는, 경험적 현실에 요구되는 혹은 적합한 용어 내지는 장치라는 것. ‘이념형.’

- 우리의 관심은 세계관으로서의 과학과 사회현실에 미치는 그 영향에 있음. 서구합리주의를 문제 삼는 것. 서구와 비서구문명의 비교문제틀을 공급한다고 할 수 있음.


문화주의와 관념론


- 이념적 요인이 사회변화를 결정. 그렇다면 이념의 역할은? 몇 가지의 이해의 길들

(1) ‘자본주의 발전에 대해 프로테스턴트 윤리만 영향을 끼쳤다.’ ‘문화현상에 대한 보편적 의미 분석.’ ‘종교성의 역할에 대한 강조.’ 등

(2) (1)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여러 요인의 맥락과 함께 기능. ‘서양의 문화-종교를 비교했던 맥락.’ ‘종교성이 다른 요인들에 비해 특별히 부각된 것은 아니다.’

(3) ‘물질적’ 요인에 비중 둔 해석도 있음. 그러나 베버가 그렇게 보였던 측면은 단지 종교와 정치경제의 상호관계에 대한 설명이었을 뿐. ‘이념의 역할’이 중요하다.

- 서구합리주의의 성장 패턴. 유일신 사상이 그 내적 논리를 따라 프로테스턴트의 예정설로도 이어짐. 또한 종교가 속으로부터 분리되고, 삶의 영역들이 분화하고, 그럼으로써 순수한 종교나 윤리가 강조되고, 그에 맞는 새로운 세계관이 등장하고, … 등등의 과정.

- 문화변화와 근대세계관의 밀착성. (1) 성스러운 것의 위축(세계관의 내적 논리) (2) 관료화/탈주술화(카리스마와 일상화 사이의 투쟁) (3) 다양한 윤리와 세계관들의 갈등 (삶의 영역의 분화)

- 그렇다면 베버는 문화주의인가? 관념론인가? 베버는 이념의 우선성에 대해 일반화된 주장을 함의하진 않았다. 다만 피할 수 없는 현대사회학의 문제를 제기했는데, 세계관의 의미가 어떻게 사회적 결과로 중계되는가라는 것.

- 그렇다면 베버는 사회학자인가? 그는 분리된 학제를 거부했고, 사회학 자체도 고정된 경계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따라서 베버의 논의는 그 통찰성의 타당함으로써 평가되어야 한다.


베버 대 맑스/뒤르켐


- 베버의 문화과학. 세계관과 사회변화의 관계를 다룸. 이데올로기도 마찬가지. 그러나 이데올로기는 정치사회 편제를 합법화하는 반면, 세계관은 변화의 원천이 됨.

- 이데올로기와 지식사회학은 참과 지식을 내세우고 그로부터 거짓을 분리하는 반면, 베버에서는 과학과 지식으로부터 신념이 분리되지 않는다.

- 맑스에게 있어 이데올로기 문제는 신념이 왜 지속되는가의 문제. 결국 신념은 사회압력의 산물이라는 것. 그러나 베버는 거기서 나아가 이념이 사회의 다른 영역들에 미치는 영향을 봄.

- 뒤르켐은 신념을 사회체계에 결합함. 베버의 세계관은 믿는 이의 내적 순응에 주목. 즉, 베버에게는 결합해야 할 ‘사회체계’나 사회 같은 것이 없다.

- 맑스/뒤르켐은 공통적으로 사회압력의 결과로서 신념을 개념화하는 반면, 베버는 신념의 기원은 물론 그것이 변화하는 역할에 관심을 가짐.

- 베버의 논점은 문화와 문화유형의 변화에 있음. 원시/근대사회에 대한 맑스의 진화론, 뒤르켐의 대립과 다르게, 갈등/결합보다는 문화변화 과정과 다른 영역들과의 관계에 관심을 가졌던 것.

- 인류가 신념 특히 사회적 삶을 능동적으로 형성하는 한, 베버의 개념이 그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구조만큼이 행위자에게 자리를 내줬다는 것.


베버와 현대사회과학: 관념론의 전망


- 카리스마와 세계관의 문제. 신념체계의 궁극적 기원에 관한 질문과 대답.

- 세계관이 다르면 행위와 사회관계도 다르다. 문화의 자율성은 있다. 없다면 세계관은 곤란에 빠질 것.

- 문화영역에 대한 두 접근. 즉 이념의 영역과 다른 영역. 세계관의 의미(이념)와 사회적 영역의 제약(그 외).

- 서구합리주의의 기원과 본질을 수립하는 지식을 신장시키는가. 세계문명의 동학에 대한 비교연구는 불가피하다. 베버는 방법론에 대한 근본적 함의를 담고 있는 것.

- 사회변화 설명의 일반적 문제. 즉, 관념론과 유물론의 분리 경향. 베버와 같은 주제에 접근했던 현대학자들은 신념의 기능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구조기능주의적 접근에 가까웠다.

- 베버의 프로젝트를 현대화하는 데 따르는 난점. 서구자본주의 사회의 문제. 베버 때와는 다른 전지구적/포스트산업적 사회세계라는 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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