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투렌, 정수복․이기현 역, 「제1부 현대성의 승리」, 『현대성 비판』, 문예출판사, 1995, 25~120쪽

김성윤/ 2006년 9월 21일



제1장. 이성의 빛


◎ 서구적 이데올로기 / 백지화

- 현대성이 합리화로 환원되는 것일까? 현대성이란 자유와 행복의 증대, 미신과 귀속과 전통문화의 파괴로서 이성의 진보사를 의미하는 것일까?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것인가, 아니면 그 중요성이 지대하더라도, 특정한 역사적 경험에 불과한 것인가? (28)

- 서구는 혁명으로 현대성을 경험하고 생각해왔다. 이성은 기존의 믿음과, 과학적 논증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사회적 형식들을 백지화한다. (29)


◎ 계몽의 시대 / 사회적 유용성

- 계몽시대의 자연의 관념은 유물론적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지적/도덕적 세계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진리들 … 자연의 법칙들을 이해하고 따름으로써, 인간의 사유와 행위가 자연에 대응하도록 해주는 것. (33, 34)

- 사회가 가치들의 원천이고, 선이란 사회에 유용한 것이며, 악이란 사회의 통합과 효율성을 해치는 것. (34)

- 인간은 … 사회체계의 원활한 기능에 기여하고 지위에 부여된 행동에 의해 정의되는 사회행위자들이다. 현대적 관점의 중심요소는 바로 이 사회학주의인 것이다. … 현대사회에 대해서는 새로운 질서의 건설보다는 과거질서의 와해라는 소극적인 정의가 내려지게 되었다. (37, 38)


◎ 루소

- 칸트처럼 루소는 이성과 모순되는 행복이나, 자연과 모순되는 이성을 선택하지 않는다. 이성과 의지를 결합하고, 사회질서에 대한 저항이라기보다는 자연질서에 대한 복종. 그것은 진보의 철학이 아니라, 고대사상과 기독교사상을 결합하는 질서의 철학이었다. (43, 44)

- 루소와 칸트를 끝으로 인간은 이성의 보편주의적 요청에 더 이상 종속되지 않으며 … 통제와 변환의 권력을 발견. (44)


◎ 자본주의와 베버

- 현대적 이데올로기는 자본주의라는 형태를 띤 경제의 영역에서도 지배력을 행사했다. (48)

- 베버가 기술한 것은 현대성이라기보다는 근대화의 특수한 양식. … 현대성이 합법적 권위와 책임의 윤리를 위해 폐기하려고 했던 카리스마적 행위와 신념의 윤리에 의해 끊임없이 추동되는 현대사회라는 모순의 딜레마를 베버는 극적으로 잘 인식하고 있었다. (49)


◎ 현대주의적 이데올로기

- 합리적 선택이 지배하고 투명하리라 상상했던 사회적 삶이 권력과 갈등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 근대화 그 자체도 더 이상 내생적인 것으로 나타나지 않고, 점점 더 국가적 의지나 사회적 혁명에 의해 자극받게 된다. (52)

- 오늘날 진보된 산업사회들은 이 최초의 해방과는 거리가 매우 멀며, 전통적인 결핍보다는 그들의 생산물에 의해 갇혀버린 사회가 되고 있다. (53)



제2장. 영혼과 자연법


◎ 아우구스티누적 저항

- 현대사상은 민중과 민족 그리고 모든 인간집단을, 자연적 법칙에 따라 기능하는 ‘사회체’로 간주한다. … 종교적 사유와 매우 격렬하게 대립하였다. (55)

- 희랍문화는 -기독교 사상처럼- 주술적 사상 … 베르낭 “나의 영혼이라기보다는 내 속에 존재하는 영혼 … 인간을 초월하는 신성한 존재 또는 초자연적인 힘.” (57)

- 현대성의 역사는 이미 그 시작부터 분열 … 인간을 자연 속에 재위치시키는 도구성에 이성을 환원시켰던 사람들이 있었고, 반면, 신적 주체를 인간적 주체로 전화시키려는 어려운 모험을 하였던 사람들이 있었다. … 신적 주체는 인간주체로 대체되었고, 또 다른 신으로의 회귀도 나타났다. (62)

- 모든 사물 속에서 신의 전능과 선을 드러내는 세계에 대한 우주론적 관점고, 신의 은총에 대한 복종으로 귀결되는 악과 타락과 원죄에 대한 성찰 사이의 끊임없는 대립이 전통적 문화에 존재한다. (66)


◎ 데카르트/로크

- 데카르트 … 신에 의해 창조된 법칙들을 합리적으로 인식하는 모습과, 인간 속에 내재한 신의 특징들인 의지와 자유의 모습은 서로 대립되지 않는다. 육체인 동시에 정신인, 인간. 이성을 신뢰함으로써 피조물일 뿐 아니라 창조주의 모든 이미지를 갖춘 인간주체에 대해 성찰. … 기독교 이원론을 현대적 주체의 사상으로 변형시킨 중심 인물. (69~72)

- 로크 … 사회체로서의 사회개념에 의해 완성된 자연주의와 주체개념이 형성되는 개인주의가 분리되는 분기점. “신은 인간에게 또한 의지의 자유를, 행동의 자유를 부여했다.” … 개인적 소유로의 이행. 민주주의적 사상의 기원에 위치하는 인물. (72~76)


◎ 시민의 권리 선언

- 인간주체는 더욱더 깊이 숨은 존재에 대한 명상에서 조금씩 벗어남으로써 행위자, 노동자, 도덕 의식이 되었다. (79)

- 두 개의 상반된 주제, 개인의 권리와 일반의지의 교차. … 현대성이 가진 두 얼굴의 대립이다. 사회적 유용성의 원칙에 의해 대체되고, 인간은 시민으로 희생하는 만큼 그는 더욱 유덕한 인간이 된다. 다른 한편으로, 개개인의 창의성과 자신들의 대표성을 견제하는 정부에 맞서 자신의 이익과 가치를 옹호한다. … 인권의 옹호와 도구적 합리성의 점진적인 분리의 역사가 된다.(80~83)


◎ 전(前)혁명적 현대성의 종말

- 현대성은, 합리적 사상이 발견하고 사용한 법칙들의 지배를 받는 자연계와 각 개인의 권리를 옹호함으로써 자유와 책임감으로 대체된 주체의 세계 사이의 점점 심화된 분리이다. 사상과 사회조직에 대한 두 개의 상반되는 경향 … 전자를 자본주의, 후자를 부르주아 정신이라 부르기로 하자. 전자는 생산, 노동, 절약, 희생으로 사회를 구성한다. 후자는 행복을 추구하고 사생활에 특권을 부여한다. (84, 85)

- 현대세계의 초창기와 같이, 우리는 세 가지의 커다란 힘들, 합리화, 인권에의 호소, 종교적 공동체주의가 서로 혼재하는 것을 목격한다. (87)



제3장. 역사의 의미


◎ 역사주의와 진보

- 진보라는 개념은 … 사회적 행위주체들을 자연의 힘과 동일시하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역사주의적 사고인데, 근대화를 인간정신의 발전과 동일시하고, 집단적 삶의 모든 형태들의 통일성을 확인하는 것. (89, 90)

- 제도를 대신하는 총체성이란 개념에 의해 지배된다. (91)

- 진보의 개념은 합리화와 발전의 관념 사이에서 중간적이면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눈부신 미래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과거에 대한 미래의 갈등. 경제적 성공과 집단적 행위의 성공에 의해 보장된다. (93)


◎ 혁명 / 탈혁명 / 향수

- 산업사회의 개념은 진보 및 축적과 권력을 위한 동원의 강력한 힘을 강조. 따라서 19세기는 더 이상 기술과 의식세계의 분리, 객관과 주관세계의 분리에 의해 지배되지 않는다. 정신성과 세속성의 대립을 넘어서 공적인 존재로 만들고자 했던 시기이다. (97)

- 토크빌 … 사회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훨씬 더 문화적이다. 사회경제조직에 부과되는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개념에서 찾는 힘인 것이다. 주체는 여전히 기독교적 주체. … 산업혁명에 의해 유럽과 북미세계가 휩쓸려간 시기에 이러한 사고들은 얼마나 큰 중요성을 가질 수 있었을까? 현대성은 사상의 영역을 넘어서고 자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생산물에 의해 정의되는 사회와 그 주역들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정치철학은 이제 정치경제학에 자리를 넘기게 된다. (99~101)

- 전(前)낭만주의적이든 낭만주의적이든, 미학적 형식을 띤 재주술화의 노력들은 훨씬 더 심오하였다. … 실러, 휠덜린, 셸링. (102)


◎ 콩트

- 신질서와 사회통합의 새로운 원칙을 세운다. 오히려 개인주의 환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우리로의 이행이 문제가 되었다. (103)

- 권위적인 함의들을 갖는다. 근대화의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는 그들이 인류교를 진작시킬 줄 안다는 조건하에 주어진다. … 새로운 종교를 만들려는 꿈. 이성과 신앙을 결합시키려는 그의 의도. (105, 106)


◎ 헤겔과 총체성

- 기독교 본래의 이원론이 해방적인 것만큼 위험한 새로운 이원론을 받아들이는 것. 왜냐하면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것은 더 이상 개인이 아니며, 바로 국가가 그러한 가치들을 역사 속에서 완성시키고, 시민 사회는 이미 시대에 뒤진 것, 좀 더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국가에 의해 통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108)

- 그러나 누구도 헤겔만큼 강력하게 혁명 전 시기의 두 가지 지성적 전통, 주체에 대한 존중과 진보와 이성에 대한 믿음을 통합하지 못했다. 헤겔 이후로는 18세기에서처럼, 사회행위자들에 대해 몰역사적 용어로 말하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된다. 주체로서의 이성은 역사가 되고 말았다. (109)


◎ 마르크스와 그 이후

- 역사주의적 사고는 마르크스에게서도 오직 역사를 제거하기 위해서, 역사를 만드는 인간에 대한 사고를 도입시킨다. (110)

- 진보를 위해 봉사하지 않는 한 어떤 운동도 가능하지 않으며 … 자본주의적 착취와 투쟁하기 위하여, 자연과 진보와 이성과 인간적 욕구의 억누를 수 없는 강력한 존재를 믿는다. (111, 112)

- 사회적 인간. 이 인간은 이익의 합리적 추구보다는 사회관계에 의해 정의되는 인간이다. 마르크스는 도덕적 주체를 수호하지 않는다. 사회적 질서의 소외적 구조에 대립시키는 것은 인간적 욕구이다. 이를 그저 ‘그것(이드)’라고 부를 수 없을까? (113)

- 루카치 … 무계급사회로의 역사적 변화의 주체로서 혁명정당의 절대적 권력의 기초를 세웠다. 이들은 영구적인 공포정치를 실시하였으며, … 경찰국가적이고 기술관료적인 체제가 되어버렸다. 총체성의 시각은 개별 행위자의 시각이 아니고 다만 역사적 필연성을 실현하기 위해 절대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이른바 정치 행위자의 시각이다. (116, 117)


◎ 혁명과의 이별

- 현대성이 합리화와 주체화의 점차적인 분리에 의해 정의된다. … 기본적인 단일성의 확인은 현대성에 등을 돌리게 된다. 음울한 국가에 의해 잠식당한 사회의 소멸과 경제적 실패에 이르게 된다. (118, 119)

- 우리는 역사주의를 계승할 주관성으로 복귀하는 형식이 어떤 것인지를 자문해야만 한다. 첫 번째 장점은 이전의 두 세기에 대해 동일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즉 이성에 호소하고 동시에 개인적 주체의 해방에 호소함을 인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효율성과 자유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필요로 하는 사회 스스로에 대한 사회참여의 형식의 탐구를 통해, 우리의 사고를 역사적 상황 안에서 조명해본다는 것이다. (119)

- 현대주의는 우선 과거에 대한 파괴에, 해방과 새로운 출발에 우선권을 부여하였다. 그리고 역사와 진보의 철학자들은 총체성이라 불렀고, 비교적 전체주의에 가까웠다. 새로운 역사적 상황, 즉 현대성이 단일하고 총체적인 원칙으로 정의되지 않고, 반대로 합리화와 주체화 사이의 새로운 긴장에 의해 정의되는 새로운 사회유형을 상상할 수 있을까? (119, 120)

Posted by 김성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