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맑스, 『프랑스혁명 연구Ⅱ - 루이 보나빠르트의 브뤼메르 18일』, 태백, 1987
김성윤/ 2006년 9월 12일
- 인간은 자기 자신의 역사를 만든다. 그러나 자기들 마음대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즉, 스스로 선택한 환경 하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맞닥뜨린 그리고 과거로부터 주어지고 전수된 상황 하에서 만든다. -> 브뤼메르 18일은 도식적으로 이해되어 온 사적 유물론으로부터 한참 벗어나 있는 저작으로 이해되곤 한다. 자본이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한 이론적 지위(즉 사적 유물론)를 가진다면, 브뤼메르 18일은 정치학의 구성을 위한 역사기술적 지위를 지닌다는 것이 여러 통념들 중 하나이다. 이것은 토대-상부구조라는 건축학적이고 수사적인 모델에서 브뤼메르 18일이 상부구조의 영역에서 다뤄진 텍스트라는 설명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이 텍스트를 맑스 저작 중에서 극히 예외적인 것으로 여기는 것은 과연 온당한 것일까. 기계적인 토대-상부구조론에 입각한 환원론적 이해방식은 이미 폐기된 지 오래이다. 오히려 우리는 브뤼메르 18일을 통해 계급을 둘러싼 동학의 보다 역동적인 모델을 그려내야 할 것이다.
◎ 각 세력의 계급적 정체성과 목표하는 국가․권력 형태1)
정치세력 | 프롤레 타리아 | 산악당 | 순수공화파 | 질 서 당 | 루이 | ||
정통왕당파 | 오를레앙파 | ||||||
국가형태 | 사회공화국 | 민주공화국 | 의회공화국(부르주아공화국) | 군 주 정 | |||
정통왕정 | 입헌군주정 | 제정 | |||||
헌법 하의 권력형태 | 민주공화국(의회권력) | - | 부르주아의회공화국 | 대통령권력 | |||
계급정체성 (기반계급) | 프롤레 타리아 | 쁘띠 부르주아 | 중간계층 | 대부르주아 (대지주) | 대부르주아 (금융지주) | 분할지농민 | 룸펜 PT |
◎ ‘브뤼메르 18일’까지의 퇴행적 과정
<제1기> 2월혁명기
- 1848. 2. 24~5.4
<제2기> 제헌의회 시기 - 공화제 수립 및 부르주아 공화파 지배
- 1848. 5. 24~6. 25 : 프롤레타리아 vs. 다른 모든 계급. 6월 사건으로 프롤레타리아 패배.
- 1848. 6. 25~12. 10 : 순수 부르주아 공화파 독재. 헌법 기초, 빠리의 계엄령 선포.
12월 10일 보나파르트의 대통령 당선으로 부르주아 독재 종결.
- 1848. 12. 20~1849. 5. 29 : 보나파르트+질서당 vs. 제헌의회. 제헌의회(공화파 bg) 붕괴.
<제3기> 입헌공화정 및 입법의회 시기
- 1849. 5. 28~6. 13 : 부르주아지+보나파르트 vs. 산악당(쁘띠bg). 쁘띠부르주아 패배.
- 1849. 6. 13~1850. 5. 31 : 의회를 통한 질서당의 독재. 질서당의 의회내각 상실.
- 1850. 5. 31~1851. 12. 2 : 의회 부르주아지 vs. 보나파르트 → 보나파르트 제2제정.
◎ 사건으로서 ‘브뤼메르 18일’의 함의
- 타도된 것은 수백년의 투쟁을 통해 가까스로 얻게 된 자유주의적 권리인정.
- 가장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은, 사실은 가장 반혁명적인 사건.
- 이제 사회는 스스로 혁명의 출발점을 창출해야 하며 근대혁명을 유일하게 진지한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상황 및 제관계와 제여건을 창조해야 한다.
◎ 『브뤼메르 18일』이 함의하는 몇 가지 쟁점들
- 맑스에게 정치학은 존재하는가, 아니면 부재하는가?
- 생산력과 생산관계 아울러 생산양식 등은 정치적 이해관계 혹은 정치적 국면과 어떻게 조응하는가? 즉, 필연성의 원리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 프롤레타리아와 부르주아 이외의 계급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들 계급은 특정계급들의 분파인가? 새로운 중간계급인가? 또한 여기에는 역사적 정황에 따라 다른 판단이 뒤따르지는 않는가?
- 프롤레타리아의 퇴행적 의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이러한 퇴행적 과정은 역사적으로 반복될 여지는 없는가? (이를테면 파시즘과 대중독재)
- 프롤레타리아를 배제했던 추상적 보편성으로서의 ‘자유․평등․박애’의 이념은 오늘날 (배제가 없는) 구체적 보편성으로서 새로운 이념이 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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